열하광인(상,하)


이 책의 광고를 보고 2년 전 구입해 놓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아직까지 책장에 처박아놓은 것이 생각났다. 무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상, 중, 하 세권으로 되어 있으니 그 두께만으로도 느껴지는 강력한 '포스'가 내 머리 한 구석에서 떠나가질 않아 포기하지도 못하고 도전하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내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그 전에는 '백탑파'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었는데. 이는 광고의 힘이었나? 민음사로 출판사가 옮겨지면서 '백탑파' 이야기가 세인의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생각이 든다.

1792년 문체반정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문체반정을 배경으로 지은 역사 추리소설이라는 점과, '열하일기'가 방구석에서 애타게 주인을 쳐다보고 있었기에 카트로 클릭하게 된 것이다.


개혁의 군주라고 알려진 정조의 어찌할 수 없었던 한 면이었던 것 같다. 서얼허통을 야심차게 발표하였지만, 그 마음 깊숙하게 자리잡은 보수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었나보다. '군왕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닌 군왕 자신의 편'이라는 말과 함께 '혁신이 진정 누구를 위한 혁신이 되어야 하는지'를 애타게 말하고 싶은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추리소설로 보자면 트릭이 그리 맛깔스럽지는 않지만, 역사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로 보는 것이 적합할 듯 싶다. 더불어서 우리말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록 각주를 읽느라 의미를 되새김질하느라 시간이 길어지긴 하지만.

 

by Alpha | 2008/01/07 12:53 | Book-Ongoing 2008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